'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그 시기가 드디어 왔네요! 거리 곳곳이 활짝 핀 꽃들로 화려하게 물들고 있어요. 따뜻한 날씨에 봄의 하이라이트 '벚꽃'도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남쪽 동네엔 벌써 꽃이 만개해서 분홍빛 세상이 찾아왔다고 하는데요🌸
한빛인님도 봄을 만끽하고 계신가요? 이 시기가 되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몽글몽글해지고, 별거 아닌 일에도 웃음이 나고 그런 것 같아요👀
따스하고 설레는 계절에 딱 맞는 레터, 이번달도 가져왔어요! 열 번째 댓잎레터 시작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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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신랑이, 혹은 신부가 한빛 사람이라면?' 상상해 본 적 있으신가요? 고등학교 땐 그저 친구로 보였던 그가 사실 내 운명의 짝이었다면?👀
이번 [프롬, 한빛]의 여덟 번째 주인공을 모셨습니다. 한계를 정하지 않고 경험하며, 사랑부터 일까지 한빛과 딱 붙어있는 12기 유하선님입니다.✨
지나고 보니 그때의 내가 참 빛났었구나, 했던 순간 있으시죠? 지금 이 순간도 아쉬움과 후회가 있을지언정 지나고 보면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함으로 가득 차있을 거예요. 중요한 건 그 순간을 차곡차곡 열심히 살아내는 나 자신을 스스로가 알아줘야 한다는 것! 여러분의 하루에 나 자신을 응원해 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면서, 이번 [프롬, 한빛]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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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12기 유하선입니다. 맨날 눈팅으로만 댓잎레터 보다가 이렇게 인터뷰이로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추억으로 가득 찬 보물상자, 한빛!
🎤: 한빛고를 다니던 시절, 하선님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 전 그냥 주바라기와 종교부에 열심인 학생이었어요. 두루두루 잘 지냈고, 특히 후배들과 사이가 좋았어요. 지금도 동기보단 후배들과 더 자주 교류하면서 지내는 것 같은데요. 그래서 3학년 때가 제일 재밌고 좋았던 것 같아요.
❤️: 중학생 때 상담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상담선생님께서 저보고 대안학교가 잘 맞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대안학교를 열심히 찾다 한빛고등학교를 알게 됐어요. 미션스쿨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죠.
당시 대안학교는 인문계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적응을 잘 못하는 문제아들이 간다는 인식이 많을 때였어요. 그래서 부모님께 처음 이야기를 했을 때, '얘가 한때 이러고 말겠지' 라고 생각하셨대요. 제가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이건 어떻고 저건 어떻고 이야기를 하니 '얘가 진지하게 고민한 일이구나' 라고 생각하고 입학을 허락해주셨습니다. 주도적으로 제가 알아보고 적극 어필을 해서 부모님을 설득해낸 거죠!
🎤: 한빛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나 순간이 있으신가요?
❤️: 고3 생일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 행복한 순간이었어요. 앞서 말했듯 두루두루 잘 지냈고 특히 후배들과 친했기 때문에, 고3 생일은 제 인생에 꼽을 정도로 많은 축하와 축복을 받은 해였어요. 금요일이 생일이었는데, 애들이 주말에 외출 갔다가 사다 준 수많은 케이크와 선물, 먹을거리들까지..! 3일 내내 축하를 받았답니다. 그리고 케이크들을 다 못 먹어서 이 방, 저 방 나눠주고 저희 방 친구들과 3일간 파티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 언제든 진한 그리움을 남기는 보물상자 같아요. 열어서 안에 뭐가 들었나 하나하나 추억하다 보면 추억을 다 끝냈을 때 너무 그립거든요. 그때는 몰랐던 그 시절의 풋풋함, 감성, 산책길, 딥톡, 첫방 등등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는 추억들로 가득 차 있는 보물상자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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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기수와 결혼하셨다고 들었는데요..! 본격적으로 하선님 부부에 대해 묻기 전에, 혹시 봄바람 타보셨나요👀 아니면.. 한빛 다닐 때도 연애.. 하셨나요?
❤️: 안타깝게도 저희 둘 다 학교 다닐 때 아주 건전했어요. 봄바람은 무슨...^^
연애는 스물두 살에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 남편분과 한빛고 시절 사이는 어땠나요? 고등학교 때부터 연애를 하셨던 건가요? 아니라면, 졸업 후에 어떻게 만나, 어떻게 결혼까지 하게 됐는지 궁금해요! 한빛고 재학 시절에는 지금의 남편분과 결혼하게 되리라고 생각 못 하셨겠죠?? 하선님의 사랑 이야기를 마음껏 들려주세요🫢(아주 구체적으로 궁금합니다🤩)
❤️: 정말 친했어요. 1학년 때 같은 반이었거든요. 아마 저희와 같이 학교를 다니셨던 10기부터 14기까지는 잘 알겠지만, 남편은 정말 학교에서 희귀종으로 불릴 만큼 착한사람이었죠. 그래서 싫을 때도 있었어요. 감정적으로 싫었다기보단 뭔가 내가 얘를 더럽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만큼 새하얀 도화지 같은 사람이었죠.
한번은 당시 담임이었던 강석쌤이 저보고 "하선아, 무솔이 어때? 무솔이랑 결혼하는 거 아냐?" 이러셨는데 제가 질색팔색하면서 "어우 저는 저렇게 착한 애랑은 답답해서 못 살아요. 쌤은 무슨!"이라고 했던 게 생각나네요. 사람 일은 모른다더니 정말..ㅋㅋㅋㅋ
그렇게 주바라기를 같이 하면서 계속 친하게 지냈어요. 엄청 막역하진 않지만 서로를 의지하고 편한 친구 사이 있잖아요! 그러다 저는 21살에 파키스탄으로 1년 반 정도 단기선교 겸 봉사를, 무솔이는 군입대를 했는데 먼 타국에 있는 저에게 국제우편으로 편지를 써준 유일한 친구였죠.
무슨 사이냐고, 이미 무솔이가 저를 좋아했냐고요? 아뇨. 그냥 그런 애였어요 얘는!
여튼 그렇게 계속 소식을 주고받다가 파키스탄 - 군대에서 2015년에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당시엔 군 내에 핸드폰 반입이 안돼서 메일로 연락을 주고받았죠. 약간의 시차가 있었기에 남편이 먼저 '싸지방'에 가서 메일을 써서 보내면 제가 그날 저녁 확인하고, 다음날 남편이 다시 확인해 답장하는 식이었죠. 그렇게 9개월간 랜선 연애를 하고 사귄 지 9개월 만에 처음으로 만났답니다. ㅋㅋㅋㅋㅋ
*싸지방 : 사이버 지식 정보방의 줄임말로서, 부대내에서 현역병이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일종의 PC방이다.
감정적으로 설레어서 하는 연애와 저희 연애는 조금 다른데, 그냥 사람이 너무 좋아서 시작한 연애였어요. 어찌 보면 설렘은 많이 없지만 그 사람을 담보로 하는 그런 연애 있잖아요. 그렇게 6년간 쭈욱 연애하다 27살에 결혼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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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졸업 후에 ‘아니, 얘랑 얘가 사귄다고?’ 하는 커플들이 꽤 탄생하던데요..! 친구들이 봤을 땐 너무 의외이고, 이해가 되지 않거든요! 어떻게 사랑의 스파크가 튈 수 있죠?⚡️🎤 학창 시절 보지 못했던 멋짐이.. 보이곤 하나요..?
❤️: 글쎄요. 사랑의 스파크가 튀어서 만난 케이스가 아니라 그런 친구들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네요. 저희 같은 경우엔 잔잔히 스며들어 만난 경우라서요!
그런데 그런 게 있는 것 같긴 해요.
저는 무솔이가 너무 좋은 사람이라 결혼하기에 딱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근데 무솔이도 저랑 사귀면 어떨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숫기가 없기도 했고, 친한 친구였으니 금방 '에이.. 나랑은 안 사귀어 줄 거야. 헤어지면 어떡해. 친구 잃기 싫어.'라고 생각했다더라구요. 둘 다 그런 적이 있다는 게 뭔가 웃겼어요.
🎤: 한빛 동기 커플이라서 생기는 에피소드와 장단점을 소개해주세요.
❤️: 장점은 정말 너무너무 많아요. 그냥 모든 게 장점 같은 느낌!
특히 지금 한빛고로 생활교양 수업을 나가고 있어서 그런지 더 공유할 게 풍성하거든요. 나의 소중한 고등학교 시절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사람과 산다는 건 무지하게 행복한 일이더라구요. 또 친구들도 서로 다 알다 보니 ‘척’하면 ‘착’하고 대화가 잘 돼요. 남편 아니면 안 만날 친구들도 종종 보구요 ㅋㅋㅋ
단점을 굳이 꼽자면 너무 서로에 대해 잘 안다는 거죠. 예를 들어 예술제 때 후드 쓰고 힙합공연한 것, 누구를 짝사랑했는지 등등... 아주 부끄러운 과거를 숨길 수 없다는 거에요. 매번 서로 놀리기 바빠요. 서로를 너무 잘 아는 게 양날의 검이라면 검이겠네요!
🎤: 한빛 친구들과 만나면 유독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많이 하고, 그리워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런 모습을 보고 대학 친구들은 신기하다고 하더라고요. 이 댓잎레터도 한빛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을 늘어놓다 탄생하게 됐는데요. 한빛을 나눌 수 있는 친구와 함께 산다는 건 어떤가요?
❤️: 정말 너무 행복하고 좋아요. 내가 어떻게 이런 보석을 잘 알아봤나 싶어요. 저희는 서로 지금도 그런 이야기를 해요. '서로가 서로를 구했다'고요!
한빛은 저희에게 특별하기에 하나하나 훑어가면 끝이 없는데, 그걸 진심으로 공감하고 같이 추억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인 것 같아요. 선생님들도 저희 둘 다 알다 보니 종종 학교에 가면 남편의 안부도 물어봐 주시곤 해요. 특히 둘리쌤이 "전무솔 그것은 학교도 안 오고 아주 괘씸해야!!"라며 애정을 드러내시기도 하구요.
늘 고등학생 때 같이 서로를 대할 수 있어서 그게 참 좋은 것 같아요.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가장 든든한 내 가족이니까요.
🎤: 축가나 사회 모두 한빛고 동문들의 역할이었는지, 주례는 선생님 중 한 분이 하셨는지, 결혼식 분위기도 궁금해요. 왠지 동문회가 됐을 것 같은데요ㅎㅎ
❤️: 결혼식을 포항에서 했어요. 제가 포항 사람이라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는데요. 저희가 또래 중에 일찍 결혼을 했기도 하고, 둘 다 한빛인이라 친구들, 후배들, 선배들이 욕하면서도 친히 와서 자리를 빛내줬어요. 너무 멀어서 오느라 혼났다고 어찌나 잔소리를 하던지. 정말 미안하고 고마웠답니다!
축가나 사회, 주례는 따로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이 해주시진 않았는데 그래도 먼 걸음 해준 친구들이 든든하게 끝까지 자리해줘서 참 고마웠어요.
🎤: 부부가 대안학교 출신이면 교육관도 남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아이를 키우시는 데 있어 특별하게 고수하는 것이 있는지 궁금해요. 그리고 훗날 아이를 한빛 또는 대안학교에 보내고 싶으신지도 궁금합니다.
❤️: 남편과 저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사람이에요. 나중에 저희 아이가 크면 생각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많이 놀고, 많이 웃고, 스스로 원하는 걸 찾아갈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게 부모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그렇게 자라서인지 위험한 일 아니면 ‘웬만해서는 다 경험해봐라’ 주의에요. 부모와 아이는 같이 자라는 존재이고, 앞으로도 어떠한 결정에 대해서 아이와 함께 충분히 이야기하고 선택은 아이에게 맡기는 거죠. 아이의 인생이니까요. 존중하고 싶어요.
그런 면에서 저와 남편에게 한빛은 너무나 탁월한 선택이었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그래서 대안학교나 한빛고에 입학할 수 있는 나이가 된다면 충분히 고려해 볼 것 같아요. 한창 치열하게 공부해야 하는 고등학교 시기에 남들보다 공부는 덜 했지만 그래도 크고 작은 선택들을 하고, 책임지고, 기획해보고, 경험한 게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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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여질 땐 한 걸음 내딛기
🎤: 하선님은 대학교에서 영어를 전공하셨나요? 영어강사로 일하고 계신다고 들었는데요. 대상은 누구인지, 어쩌다 영어강사를 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 저는 전주대학교 예술심리치료학과를 전공했어요! 4년간 치열하게 음악치료를 공부했죠. 그 덕에 한빛에서 심리학 강사로 일할 기회도 얻었네요.
영어는 그냥 어릴 때부터 좋아했어요. 영어 시험을 잘 본 건 아니었지만 재미있게 영어를 배운 덕에 사람들과 말하는 걸 좋아했죠. 그래서 대학생 때도 꾸준히 영어 공부를 했어요. 토익이나 토플 같은 영어 점수는 없지만 대학 내에서 외국인 친구들과 교류하는 것들이나 원어민 교수님들과 친하게 지내는 일들에 열심히였어요.
영어를 가르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전공이 너무 힘들어서였어요. 음악치료를 2년간 1100시간 실습을 하면서 열심히 공부했는데 너무 어렵고 행복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영어를 가르치자!’ 했죠. 덕분에 영어강사로 일하고 있네요! 대상은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다 가르치고 있고, 말하기부터 토론, 프레젠테이션 등등 다양한 부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 영어는 몇십 년을 배웠어도, 여전히 누군가에겐 어렵고 공포스러운 언어인 것 같아요.(사실 저에게..)유독 다른 언어에 비해 울렁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 영어와 친해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사실 사회인이 된 지금도 매년 ‘영어공부’를 목표로 삼고 귀뚫기, 미드보기 등을 시도하지만 늘 실패하거든요😂
❤️: 영어는 언어이기 때문에 꾸준히 하는 게 제일 좋아요. 사실 엄청난 의지가 있지 않는 이상 스스로 꾸준히 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죠. 그래서 좋은 프로그램을 가르치는 영어 플랫폼이나 학원에 투자를 해서라도 꾸준히 배우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엔 제가 관심 있는 부분을 유튜브에 영어로 키워드를 적어 해외유튜버들이 올린 영상을 찾아봐요. 아무래도 관심 있는 부분이다 보니 생각보다 잘 들리고 재미있게 볼 수 있답니다.
그리고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완벽한 문장을 말해야 해!’ 병을 고쳐야돼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말해보는 거죠. 근데 그게 정말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외국인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사귀어서 영어로 소통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백인들 앞이면 그렇게 주눅이 들더라구요? 괜히 내가 하는 말 틀린 거 다 생각하고 있을 것 같고, 내 영어가 허접한것 같고 말이죠. 그래서 저처럼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친구들과의 대화부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럼 덜 떨리거든요.
🎤: 한빛에서 생활교양 ‘심리학’ 강사를 하고 계신다구요. 어떻게 시작하게 되신 건가요?
❤️: 둘리쌤의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되었죠. 그 전에 심리학 강사를 하고 계시던 선생님이 계셨는데 이번 달까지 하고 그만하신다고 혹시 니가 하지 않겠냐는 전화였죠. 학교 다닐 때 담배쌤과 친했고, 담배쌤이 제 전공을 알다보니 저를 추천하셨다더라구요.
고등학생들을 가르쳐본 적은, 더군다나 심리학 강사로 가르친다니 생각만 해도 어려웠어요. 그래도 기회잖아요! 내가 언제 이걸 해보겠나 싶어 냉큼 하겠다고 했죠. 작년 5월부터 시작해 햇수로 2년째네요. 저와 10살 차이 나는 22기와 귀여운 23기와 추억을 쌓는 중입니다.
❤️: 사람을 돕는 일에 관심이 많았어요. 나 없어도 대체 가능한 일은 싫었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죠. 그러던 와중에 음악으로 사람을 치료할 수 있는 학과가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음악치료를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막상 공부해 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만큼 단순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누군가를 음악이라는 매체를 통해 만나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좋았던 것 같아요.
🎤: 저희가 재학 중일 때는 생활 교양에 ‘심리학’은 없어서 어떤 수업인지 정말 궁금한데요, 심리학 시간에는 어떤 것들을 하나요?
❤️: 우선 자랑 좀 할게요. 작년에 처음 제가 했고, 올해도 아이들이 직접 듣고 싶은 생활교양 과목을 고르는데, 인기가 어마어마했답니다 ㅋㅋㅋㅋㅋ
제 전공 특성상 남을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나 자신을 먼저 잘 아는 게 중요하다 배웠고, 4년 내내 그런 훈련을 했죠. 근데 이게 어떤 일이 있을 때나 내 감정이 소용돌이칠 때 굉장한 도움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이걸 수업에 접목시켰어요.
간단한 심리학 이론들에 대해 알려주고 그 후에 그 이론들을 바탕으로 ‘나를 알아보는 작업’을 합니다. 예를 들어, ‘융’이라는 학자는 ‘페르소나(가면)’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우리 모두는 어디서든 그 상황에 맞는 가면을 쓴다는 거죠.
그래서 융에 대해 배운 날은 아이들과 가면을 만들고, 나는 언제, 어떤 가면들을 쓰는지, 가면의 앞뒤에 보이는 나와 진짜 나는 어떤지 등등에 대해 적고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식이죠. 재밌겠죠?
이런 식으로 수업을 하는 이유는 나에 대해 지속적으로 들여다보고 내가 왜 그랬는지,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를 아는 게 내 삶을 더 단단히 지탱해준다는 걸 제가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에요. 저희 아이들도 나중에 마음이 힘들 때 이 수업을 통해 자신 안에 꼬인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낼 수 있는 힘이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으로 이렇게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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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TI가 엄청난 트렌드로 떠올랐잖아요. MBTI를 기반으로 각종 심리테스트도 어마어마하게 등장했는데요. 조심스레.. 하선님 부부의 mbti를 여쭤봅니다👉👈
❤️: 저는 원래 ESFJ였는데 코로나 기간을 거쳐 출산하고 나니 ISFJ로 바뀌었더라구요. 하지만 E나 I가 비등비등해서 I와 있을 때는 E, 쎈 E들 사이에선 I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ENFP인데 티가 나게 엄청 활발하고 관심받는 걸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내적 관종이라고 하죠. 관심받는 걸 무지하게 좋아합니다.
🎤: 지금도 한빛을 가까이에서 접하시는데, 하선님의 ‘나 때’ 한빛과 가장 달라진 것 그리고 여전히 변함없는 것이 궁금해요.
❤️: 문화와 실질적인 공간들이 많이 달라졌더라구요. 우선 ‘deep talk’이라는 단어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충격이었어요. 그리곤 슬펐죠. 처음에 애들한테 “너네 딥톡 알아?” 이러니까 “네? 카톡이요?” 이래서 웃겼어요.
가장 크게 체감한 건 인사문화에요. 예전엔 광천터미널 가서 모르는 사람한테도 인사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열심히 인사를 했었는데 지금은 그런 부분이 많이 희미해졌더라구요.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이 자생하느라 없어진 문화들 - 체육제 응원전 등- 이 선배 입장에선 아쉬운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애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안에서 자기들끼리 나름대로 고군분투하면서 재미있게 한빛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더라구요.
달라진 공간들은 기숙사 안에 코인세탁방같이 생긴 세탁방이 생긴 거에요. 화장실 쪽에 붙은 마지막 방을 수리해해 거기에 세탁기들을 쫘악 놓고 카페처럼 탁자와 소파가 있어서 충격이었어요. 넘 부럽더라구요. 예전 컴퓨터실도 고급스럽게 AI실로 이름도 바꾸고 정말 멋지게 되어있어요. (궁금하시면 한번 구경하러 오시길!)
여전히 변함없는 건 ‘한빛스러움’이 아닐까 싶네요. 형태는 달라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교무실을 제집처럼 드나는것, 선생님들과 살갑게 지내는 것 등등이요.
🎤: 한빛인들은 유독 도전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살고 싶은 삶을 찾아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것 같은데요. 오늘을 살아내고 있는 한빛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평소 심리학 시간에 나눠주셨던 조언이 있다면 그걸 풀어주셔도 좋습니다!)
❤️: 작년 아이들이 새해를 앞두고 저에게 “선생님. 20살 되는 게 무서워요. 다들 20살은 빛나고 멋지다고 하는데 저는 안 그럴까 봐 걱정되고 싫어요.”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뭐라 했는지 아세요?
“얘들아, 20살 때는 그게 빛나고 멋진지 몰라. 그거 다 20살 지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야. 지나고 보니 그랬다는 거지. 그러니까 너무 걱정마. 그리고 너네가 이미 한빛에서 다 경험한 것들을 남들은 20살에 처음 해보는 건데?” 라고 이야기했죠. 그러니 아이들의 얼굴이 밝아지더라구요.
무엇이 되었든 멋모르던 10대의 끝자락, 한빛에서 우리는 많은 걸 경험했잖아요. 그 모든 것들이 다 우리의 삶에 녹아져있다고 생각해요. 보통의 아이들보다 더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성장한 거죠. 그러니 우선 망설여질 땐 한 걸음 내딛고 보는 거에요. 아무렴 열일곱에 기숙사에 툭 던져졌을 때도 잘했는데 지금이라고 못할 게 뭐에요? 그리고 아니면 뭐 어떤가요. 다시 돌아오면 되는 것을.
매 순간을 너무 진지하고 멋지게 살아내지 못할까 봐 걱정하기보다는 그 안에 머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지나고보면 빛났던 20살처럼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때 그게 이렇게 내 삶에 녹아들었구나’ 싶을 테니까요.
🎤: 마지막으로 하선님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내고 싶으신가요?
❤️: 많은 도전이나 경험들을 스스로 제한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어요. 엄마가 되고, 직장인이 되고, 나이가 들다 보니 ‘애기 때문에 이건 좀 하기 힘들지..’ 또는 ‘이거 하고 싶긴 한데.. 지금은 하기 어려워. 나중에 하자.’라며 하고 싶은 일들을 자꾸 마음속에 담아두기만 하더라구요.
근데 얼마 전에 그건 그냥 제가 놓은 큰 벽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남들은 뭐라 하지도 않는데 혼자 그렇게 단정 지어버리는 거죠. 지금은 못 한다고요.
바쁜 것도 사실이고, 돈이나 시간이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거기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큰 행복들만 놓치는 게 아니라 작은 행복들도 놓치게 되더라구요. 당장 해외여행을 가긴 힘들지만 국내여행은 할 수 있잖아요? 근데 그냥 여행이라는 걸 놓는 거죠.
그래서 저걸 깨달은 뒤로부터는 ‘뭐가 되었든 하고 싶은 건 다 할 거야!’라고 생각했어요. 할머니가 돼서도 이야기 창고가 넉넉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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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1. 가르치어 기름. 2. 학문, 지식,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
여러분, 바쁜 하루하루 속에서 교양을 쌓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한빛을 떠올려보니 바쁜 고삼 생활 중에서도 세상을 알기 위해, 나를 알기 위해, 또 지친 마음에 쉼을 주기 위해 일주일에 한시간 들었던 수업이 기억났어요.
바로 생활교양!
다시 한빛에 돌아간다면 어떤 생활교양 과목을 선택하실 건가요?
그때 있던 과목과 지금 진행되고 있는 과목이 다르기 때문에 선택이 어려울 한빛인님을 위해
댓잎레터가 간단한 테스트를 만들어봤어요.
과연 한빛인님과 딱 맞는 생활교양은?!
* 댓잎레터가 만들어낸 아주 주관적이고 근거없는 분류이니 테스트와 상관없이 원하는 걸
골라도 상관없음! * 결과는 오늘 저녁 댓잎레터 인스타그램에서 확인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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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 알림
📌 2023년 3월, 24기 입학식에서 새롭게 한빛을 이끌어가실 두 선생님의 취임식이 있었습니다✨ 교장선생님으로 배수홍 선생님, 교감선생님으로 최동희 선생님이 취임하셨는데요!👀 오랫동안 한빛을 사랑으로 지켜주신 두 선생님, 앞으로도 한빛을 잘 이끌어가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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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호에서 안내드렸던 15기 랜선 동문회가 5월 1일 19시로 결정되었습니다! 투표 결과가 워낙 많이 나뉘어서 조율이 어려워진 게 안타깝지만 이번에 참여하지 못한 동문들도 참여할 수 있게 12월에 또 한번 열어보겠습니다! 참여 할 수 있는 분들은 누구나 링크 타고 들어오시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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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기 진유경님이 얼마 전, 한빛고 사진을 잔뜩 보내주셨어요. 한빛인님이 머물었었던 추억이 가득한 한빛을 떠올리며 함께 구경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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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가 없으신 분도 ‘가상계좌’를 통해 송금하실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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