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인 !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만나자던 약속, 다들 잊지 않으셨죠?🤙🏻 보고싶은 얼굴들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는 풍성한 한가위를 며칠 앞두고 여러분이 보고싶어하던(보고싶으셨죠?😆) 댓잎레터 열두 번째 레터가 찾아왔습니다.💌
어느덧 한해의 마지막 분기, '올해 나는 어떻게 지냈지?'하고 돌아보게 되네요. '올해의 나 정말 열심히 살았다!' 하는 분들에게는 격려와 지지가 되기를. '올해가 이만큼이나 지났는데 난 무얼 한거지.'하는 분들에게는 다시금 힘을 낼 수 있는 응원과 의지가 되기를.
좋은 마무리를 위해 달려가는 한빛인님에게 댓잎레터의 새로운 출발이 좋은 에너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가끔씩 오래도록 한빛인님과 함께할 수 있게 재정비를 마치고 돌아온 댓잎레터를 환영해주세요!👏🏻
+) 댓잎레터의 살짝 바뀐 디자인도 반갑게 맞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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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질리지 않고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태어나고 자란 곳은 한국, 현재 지내는 곳은 일본, 요즘 자주 사용하는 언어는 산스크리트어와 영어, 일본어. 지금의 내가 이런 모습일 거라고 상상이나 해봤을까?
“가끔은 눈앞이 깜깜할 정도로 어렵고 가끔은 레고 놀이처럼 재미있어요.” 어떤 삶을 살고 계시는지 너무 궁금하지 않나요?😲
인도철학을 전공하는 연구자로 살고 계시는 이번 [프롬, 한빛]의 주인공, 10기 조은별님을 모시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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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은별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한빛 10기이고, 대학에서 인도철학을 전공하는 박사 수료생입니다. 지금은 후쿠오카에서 방문연구원(이라 쓰지만 그냥 학생)으로 지내고 있어요. 귀여운 소식지에 초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한빛고를 다니던 시절에 은별님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 음, 저는 그때도 그다지 활동적이진 않았던 것 같아요. 1학년 때 생태 부장을 맡았던 게 기억에 남아요. 밭일에 소질도 없었고, 농사를 짓고 싶다거나 혹은 텃밭을 가꾸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왜 생태 부장을 맡게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아요. 그래도 지나고 보면 한빛에서 자연과 만났던 시간 동안 알게 모르게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그래서 졸업하고 나서도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고요. 한빛에 있었을 때는 섬진강 따라 걷거나 지리산에 올랐던 시간들이 무척 괴로웠는데, 나이가 들면서(?) 등산과 트레킹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묵학 일기~~(이거 맞나요?)~~ 쓰는 시간도 엄청 좋아했어요. 그때 책도 제일 많이 읽은 것 같아요. 꼭 책을 읽지 않아도 숲에 가서 책등 훑어보면서 제목만 읽는 일도 좋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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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 등산을 좋아하는 게 아니고 산에 올라가서 도시락 까먹는 재미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
저와 함께 등반의 고락을 함께 하고 있는 제 동생 12기 은채의 근황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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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에서의 '철학 수업'
🎤: 철학과에 진학하는 한빛고 학생들을 보면 대체로 철학 수업이나 철학 동아리 활동, 방과 후 수업인 ‘영화 철학’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은데요, 은별님이 철학과에 진학하는 데에도 이런 수업들이 영향을 미쳤나요?
☕️: 헉… 질문과 저 사이에 세대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제가 학교 다닐 때는 철학 수업만 있었어요…! 나중에 졸업하고 학교에 교생실습을 하러 갔을 때, 철학 동아리가 생겼다고 해서 후배들을 만난 적은 있어요. 그때 철학 동아리를 꾸린 학우들이 철학을 너무 좋아해서(?) 깜짝 놀랐던 기억도 있고요. 아무튼 제가 학교 다닐 때는 철학 수업밖에 없었지만 제가 철학과 진학을 결정하는 데는 당연히 철학 수업의 막대한 영향이 있었습니다. 아마 그때 철학 수업이 없었다면 제가 지금까지 철학 공부를 하고 있지 않았을 거라고 자주 생각해요.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철인상을 받았던 것도 기억에 남고요. 지금 생각해 봐도 둘리쌤 수업이 되게 좋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또 생각해 보면, 저는 철학을 엄청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는데요, 대학 진학을 결정할 때, ☝️ 평생 해도 질리지 않고 ✌️ 9 to 6의 생활을 하지 않아도 되는 직업을 갖고 싶었어요. 그래서 공부는 질리지 않고 평생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이왕 하는 거 조금 근본적인 공부를 해볼까, 하고 철학 쪽을 선택한 거였어요. 막상 대학에서 공부해 보니 무언가 읽고 생각을 진척시키고, 혹은 벽을 만나 헤매는 과정들이 즐겁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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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 졸업생의 '주말 사감' 생활
🎤: 은별님은 한빛고에서 주말 사감으로 근무하신 특이한 이력도 있으신데 주말 사감으로 근무하는 일은 어땠나요?
☕️: 제가 한빛에 있었을 때는 한 방에 8명이서 이불 깔고 자는 생활을 했는데, 주말 사감으로 새 기숙사에 가보니 2층 침대에서 넷이서 지낸다니 문화충격이었어요! 사실 저는 학교 다닐 때 아침 점호에 늦어서 운동장을 뛰거나 친구 생일 초를 불고 일주일 분리수거를 했으면 했지, 사생회도 해본 적이 없는데 다른 사람들을 ‘관리’하는 입장이 되어서 곤란했어요. 솔직히, 학생이었을 때도 사감 선생님들과 하루 반절 이상의 시간 동안 가까이 지냈다고도 할 수 있는데, 사감 선생님의 노동이나 생활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주말 사감으로 일할 때는, 점호 시간을 제외하면 딱히 하는 일이 없었다고도 할 수 있는데 항상 너무 피곤했어요.😩 저는 저녁형 인간이라 밤에도 늦게 자는 편이었는데 꼭 주말 사감을 하는 날이면 일찍 자고 싶더라고요. 또 자면서도 마음이 불편해서 악몽도 자주 꿨어요. 그래서 전원 귀가 때마다 출근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어요…ㅎㅎㅎㅎㅎ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씩 담양 가서 논밭도 보고 노을도 보고 점호 시간마다 한껏 들떠서 귀사체크 하러 오는 후배들 보면서 제가 한빛에서 보낸 시간들을 오래 되새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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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사감 출근해서 만났던 아기 고양이들 사진을 첨부합니다🐱 자세히 보면 두 마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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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연구자'란?
🎤: 세부 전공이 ‘인도철학’, ‘불교학’이라고 하셨는데 세부 전공은 어떻게 정하게 되었나요?
☕️: 학부생 때는 거의 대부분 서양철학 수업을 들었는데요, 4학년이 되었을 때 우연히 어떤 인문학 캠프에 갔다가 불교학 강연을 흥미롭게 들었어요. 그때 처음 ‘아, 동양철학도 세련되게 할 수 있구나.’ 느꼈어요. 마침 대학에서 수강했던 불교 수업도 재미있기도 했고요.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서양철학 쪽은 어느 정도 포화 상태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왠지 똑똑한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 그쪽에서 경쟁하기 싫다는 생각도 했어요. 나중에 이게 단점이 되기도 했는데, 인도철학 쪽 전공자가 무척 희귀해서 또래 연구자를 만나기가 어렵더라구요.😂
🎤: ‘연구자’라는 직업은 조금 생소하기도 합니다. 연구 주제는 어떻게 정하는지, 소득은 어디에서 얻는 건지 등의 직업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 저는 오랫동안 제가 ‘대학원생’이라고만 생각했지, 스스로 ‘연구자’라고 여기진 않았는데요, 연구자라는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인 것 같아요. 그만큼 한국에서 ‘연구’로, 특히 인문학 연구로 밥벌이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인 것 같아요. 또 박사학위를 받기 이전에는 더더욱 그렇고요.
그래도 저는 운 좋게도 학기를 이수하는 동안에도 학과 사업으로 연구장학금을 매달 받아 왔고, 박사과정을 수료한 이후에도 한국연구재단에서 개인 연구지원사업으로 연간 인건비를 받고 있어요.
재단에 연구사업을 신청할 때마다 연구계획서를 작성해서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요, 제가 평소에 가지고 있었던 물음과 그 실마리를 조금이라도 풀어줄 것 같은 텍스트를 선정해서 계획서를 씁니다. 다른 논문을 읽다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해요. 그리고 사업 선정이 되면 1년 동안은 그 주제로 공부해서 논문을 씁니다. 연구 분야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철학 연구는 특히 사람 만나는 일은 적고 수많은 문헌들과 분투하면서 지내는 일 같아요.
🎤: 관심 있는 주제로 ‘지각(perception)’을 말씀해 주셨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요!
☕️: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만지고, 즐거움 등을 느끼는 지각은 어떻게 나타나고 또 무엇이 착오인지 그런 것에 관심이 있어요. 물론 제가 다루는 텍스트는 6세기에서 8세기 사이에 쓰여진 것들이라 현대 인식론이나 인지과학에서 말해지는 것과는 조금 거리가 멀어요. 인도철학 대부분의 학파에서 지각은 가장 유효한 인식 수단의 하나로 인정되고 있었는데요, 그럼에도 이 지각을 어떻게 규정할지에 대해서 서로 다른 학파끼리 혹은 같은 학파 내부에서도 이런저런 의견 차이로 치밀한 대론을 펼치고 있었어요. 그 담론들을 분석하고 해설하는 것이 제 연구 주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인문학 연구자로 사는 삶은 굉장히 시간적으로 유연한, 일종의 프리랜서와도 같은 삶일 것 같아요. 그럴수록 일상의 루틴이 중요할 것 같은데 은별님은 어떤 루틴을 가지고 있나요?
☕️: 맞아요. 저는 꽤 오랜 시간 망나니처럼 살다가 최소한의 하루 루틴을 갖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요. 보통 직장인들이 하루 8시간 근무한다고 했을 때, 저는 적어도 6시간 작업하려고 해요. 보통 대학원 수업이 있는 날에는 학교에 나가지만, 수업이 없을 때는 집이나 카페에서 작업해요. 아침에 느지막이 일어나서 작업하다가 운동도 하고 낮잠도 잤다가 다시 작업하는 식이에요. 하루 6시간 노동하는 대신, 주말에도 서너 시간 정도는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것 같아요. 발표문 같은 마감을 앞두고는 하루 12시간 작업하기도 해요.
엉망진창의 루틴에도 꼭 하나 규칙적인 것이 있는데 매일 아침 일어나면 커피를 내려 마시는 일입니다. 밤에 자려고 누워서는 내일 아침에 커피 마실 생각에 흐뭇해요. 그리고 프리랜서(?)가 되고 나서 뒤늦게 무릎을 치며 떠올리게 된 것이 있는데, 배수홍 선생님이 알려주셨던 집중 노트 요법인데요, (무언가 다른 이름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나지 않네요💦) 하루 동안 어떤 일에 몰입했던 시간을 적어서 합계를 냈던 그런 방법이었어요. 지금도 비슷한 방식으로 매일 작업하는 시간을 헤아리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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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학교에서 논문계획서를 발표하는 모습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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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언어들을 마주하는 삶
🎤: 불교를 공부하려면 정말 다양한 언어를 공부해야 한다고 들었는데요, 은별님은 어떤 언어들을 공부하셨나요? 특히 산스크리트어는 정말 어려워 보여요…👀
☕️: 저도 이 사실을 먼저 알았었더라면 인도철학을 공부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어요..🙃 석사과정 입학해서는 고전 한문 강독 수업을 계속 들었고, 빠알리(pāli) 스터디도 꽤 오래 했어요. 불교학 같은 경우는 특히 일본어로 된 자료가 많기 때문에 일본어 공부도 찔끔찔끔 해왔던 것 같아요. 티벳어나 산스크리트를 배울 때는 다른 대학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어요. 뒤늦게 영어 공부도 부지런히 했어요.
지금은 거의 산스크리트만 붙들고 있는데, 가끔은 눈앞이 깜깜할 정도로 어렵고 가끔은 레고 놀이처럼 재미있어요. 그래도 저는 다행히 언어 배우는 일이 마냥 싫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어린아이처럼 말하거나, 꼭 입으로 내뱉지 않더라도 특정 언어를 다른 언어로 옮기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있어요. 물론 한국어로 읽고 쓰고 듣고 말할 때 제일 편안하지만… 그 컴포트존을 조금 벗어날 때 스스로 다른 모습도 발견하고, 새로운 세계도 마주하게 되는 것 같아요.
🎤: 지금은 후쿠오카에서 한동안 방문연구원으로 공부하며 8세기 산스크리트 문헌을 번역한다 하셨는데 산스크리트어를 어떤 언어로 번역하는 건가요?
☕️: 지금은 산스크리트를 영어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산스크리트 사본과 기존 에디션들을 대조해서 텍스트를 교정하고, 그것을 영어로 번역해서 수업 준비를 해가면 일본인 교수님께서 제가 잘못 읽은 곳들을 하나하나 고쳐 주시고 있어요. 물론 영어로만 번역해 놓으면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아서 틈틈이 한국어로도 번역해 놓고 있어요. 일본어와 한국어가 문법적으로 유사하기 때문에, 교수님이 일본어로 번역해 본 문장들을 참조하기도 해요. 다시 한국에 돌아가면 지금 읽고 있는 텍스트를 토대로 박사논문을 작성할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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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연구자'로 사는 삶
🎤: 해외에서 연구원으로 사는 일상은 어떨지 궁금해요. 하루 일과나 퇴근 후 삶, 주말을 어떻게 보내는지 이야기해 주세요.
☕️: 매일 여섯 시간 정도 책상 앞에 앉아 있으려고 노력하지만, 그 외의 시간에는 대체로 맛있는 거 먹고 놀러 나갈 궁리를 합니다. 너무 열심히 놀아서 지인들은 제가 후쿠오카에 놀러 갔다고 생각해요. 평소에는 운동을 끝내고 마트에서 장 보는 일을 제일 좋아해요. 후쿠오카는 해변이 가까워서 매일같이 바닷가 산책을 할 수도 있고요. 가끔 기분이 내키면 영화관에 가거나 노천탕에 가기도 합니다. 최근에 개봉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를 봤는데 무척 좋았어요.
지금은 일본의 음악 축제 섬머소닉에 가기 위해 오사카에 와 있어요. 평일에도 시간을 유연하게 쓸 수 있는 대신에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노트북 붙들고 논문을 고치고 있기도 해요. 저는 아직까지 공부하는 게 노는 것처럼 즐거운데요, 사실 공부와 유흥이 일상에서 너무 뒤섞여 있어서 가끔 제가 공부를 좋아하는지, 그냥 노는 것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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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코앞에 있지만 매일 보러 가지는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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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자의 삶은 모든 방향으로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지만 그만큼 정해져 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오는 어려움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은별님도 그런 어려움을 느끼신 적이 있나요? 혹시 있다면 어떻게 극복을 하셨나요?
☕️: 맞아요, 제가 대학원에 들어온 지 8년째인데, 특히 작년에 그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공부만 계속해도 될까, 하고요. 그런데 심리적으로 조금 불안했던 시기를 지나고 보니 저는 약간의 확신도 가질 수 있게 되었어요. 10년 뒤에도 연구자로 살고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애초에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그래도 아무 소득 없이 공부만 하고 사는 것도 어떤 기만이라고 생각했어요. 최소한의 앞가림을 하면서 연구를 지속할 수 있다면 질리기 전까지 계속하고 싶어요.
그리고 때때로 찾아오는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했냐 하면… 앞길이 막막해도 눈앞의 텍스트를 읽는 동안 눈이 맑아지고 엔도르핀이 도는 것을 느끼면… 공부를 계속해도 된다고 저에게 말해주게 돼요.🥺 또 이 길을 먼저 헤쳐 나간 선생님들을 떠올리면서 마음을 다잡기도 해요. 감사하게도 주변 선생님들께 많은 격려를 받고 있어요.
🎤: 만약 연구자가 아니라면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제가 철학과 진학을 결정하면서 가졌던 꿈이 또 있는데, 나중에 둘리쌤처럼 대안학교에서 철학 교사로 청소년들을 만나는 일이었어요. 그렇게 되면 제가 하고 싶은 공부도 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이야기들도 함께 나눌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또 마음 한 켠에는 자영업에 대한 오랜 꿈도 있는데요… 이건 개업하게 되면 댓잎레터에 홍보하도록 하겠습니다.😉
🎤: 철학에 관심이 있지만 본격적으로 공부하기에는 부담스럽고,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어려워하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가볍게 접근할 방법이 있을까요? (책, 영화처럼 콘텐츠 추천도 좋아요!)
☕️: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미드나잇 가스펠>이라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을 추천하고 있는데요. 저도 한빛고 후배이자 철학과 후배가 졸업논문 주제로 선택해서 알게 되었어요. 곳곳에 인도 철학적 사유가 녹아 있다는 평이 있습니다. 💫 1편에 이런 대사가 있어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 중 하나는 이거죠, 건강이란 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식하며 거기 대처하며 사는 거예요.” 저도 너무 좋아하는 대사예요.
박동수 님의 <철학책 독서 모임>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철학책 편집자의 에세이인데요, 저는 철학에 효용이 있다면, 그건 다른 사람의 사유를 닮아 보는 일에 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도 생각해 보고, 저렇게도 생각해 보는 거죠. 이 책은 그런 사유의 자취를 따라가 볼 수 있었던 책 같아요.
그리고 황유원 시인의 시집들도 추천하고 싶어요. 인도철학을 전공하셔서 그런지 역시 시에도 그런 분위기가 많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시집들이 다 좋았지만, 한 권을 고르자면 첫 번째 시집이었던 『세상의 모든 최대화』를 고르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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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
🎤: 한빛은 은별님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있나요?
☕️: 음, 저는 사실 한빛 인연이 오래 간다거나 이런 말들을 별로 믿고 싶지 않았는데요, 정말 희한하게 가끔씩 오래 보게 돼요. 제가 한빛에서 주말 사감으로 일했던 것도, 교생 실습을 갔던 것도, 그리고 올해 초에는 호필쌤의 퇴직 축하 파티(?)에 가게 된 것도 다 신기한 인연 같아요. 그리고 제가 3년 동안 조금은 특별했던 교육환경에서 지냈던 것도, 여전히 제가 조금 이상하게 살고 있는 이유가 아닌가 해요.
🎤: 먼 훗날 은별님은 어떤 모습일까요? 바라는 모습이 있나요?
☕️: 저는 나이 들어서도 먹고사는 일에 치이지 않고 명랑하게 살고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요. 연구에 있어서도 미지의 영역으로 나아가는 모습이었으면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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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인님은 묵학시간에 주로 뭘 했어요? 수행평가나 시험공부, 혹은 독서나 휴식?! 🤔
저는 몰래 야구 경기를 봤답니다. 헤헤. 그리고 계획짜는 걸 좋아했어요. 하루 계획을 잔뜩 세워놓긴 했는데 안 지키면 죄다 날아가 버리곤 했지요. '내일 하면 돼~' 하고 말이에요.
앞서 프롬한빛에서 잠깐 언급된 수홍쌤의 [집중 노트 요법] 기억나세요?
하루를 잘 보낼 수 있는 그 비법을 수홍쌤께 직접 여쭤본 후, 댓잎레터의 색깔로 만들어서 가져왔습니다.
하루를 시간 단위로 나눠 어떻게 보냈나를 되돌아보는 양식입니다.
보통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겠다고 계획을 세우기 마련인데, 사실 계획보다는 성찰이 더 중요해요. 이 노트를 꾸준히 쓰고 잘 살펴보면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겠다는 작정이 자연스럽게 설 테니까요! (수홍쌤)
여러 버전으로 만들어봤으니 우리 오늘부터 하루를 돌아볼까요? 묵학실에서처럼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잠깐이라도 가지면서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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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 알림
📌 2024학년도 한빛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어느새 한빛 26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어요. 한빛의 기억을 함께 나눌, 새로운 빛을 기다립니다. 이곳저곳 많이 소문내 주세요! 모집요강은 여기✨
📌 댓잎레터 [프롬한빛]에서 삶을 나눠주실 인터뷰이를 구합니다. 한빛고 졸업생이라면, 누구든지 가능합니다. 한빛고 시절의 기억을 나눠주실 분, 함께 진로를 고민하실 분, 한빛인들에게 인생경험을 들려주실 분 등등 모두 환영합니다! 언제든지 여기로 찾아와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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